매거진

[딜리네 음식탐험] 춥고 비내리는 날에는 뼈다귀 감자탕

2022.02.14


방문한 식당은 본가 왕뼈 감자탕 김량장점이다. 용인시 처인구청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.

지금 같은 상황, 그러니까 비가 추적추적 오는 11월의 어느 날 배는 고픈데 혼자 밥을 먹어야 할 때 뼈다귀 해장국 만한 음식이 없다. 비가 오는 날 뜨끈한 국물은 필수인데다 돼지 살점이 두둑하게 붙은 뼈가 두세 덩어리, 우거지를 기본으로 여러 가지 부재료가 들어가고 진한 육수가 함께 나오는 뼈다귀 해장국은 한 그릇으로도 속이 든든하기 때문이다.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았던 대학 시절에는 특히 자주 먹었던 음식이다.


또 다른 토막 상식 하나, 감자탕은 감자가 들어가서 감자탕이다. 감자뼈가 들어가서 감자탕이라는 얘기는 사실무근이다.

뼈다귀 해장국을 하나를 주문하고 기다린다. 무심코 '뼈 해장국 하나요'라고 했고 뜻은 통했지만 사실 이 음식의 정확한 명칭은 뼈다귀 해장국이다. 감자탕 집 메뉴판에도 반드시 '뼈다귀'라고 쓰여있다. 뼈다귀 해장국은 돼지 목뼈로, 뼈 해장국은 소뼈로 끓인 음식이다. 물론 짜장면과 자장면의 사례처럼 언어란 실생활에서 쓰이는 용어가 제일 중요하지만 정확한 말을 알아두면 간혹 요긴하게 쓸 때가 있다. (잘난 척을 하고 싶을 때라든지.)






서빙 로봇, 딜리가 금세 음식을 내어온다. 딜리가 움직이니 어디 있었는지 아이들 몇이 따라온다.

정신이 없을 법도 한데 딜리는 끄떡도 없이 안정적으로 음식을 나른다.



뼈가 툭 튀어나온 뚝배기는 보기만 해도 포만감이 든다. 뼈에 살점이 실하게 붙었다.

살점을 그냥 먹었다가 양념장에 찍어 먹었다가 우거지와 함께 먹었다가 한다.

국물은 맑은 데 생긴 것처럼 맛도 깔끔하다. 얼추 먹었을 때는 밥을 말아 먹는다.

아삭한 겉절이 김치, 깍두기는 이때 감초 역할을 한다. 한참을 먹고 나니 그제야 정신이 좀 든다.

움츠러든 어깨가 펴지고 쪼그라든 위장도 든든해진다.

감자탕이 아니라 볶음밥을 못 해 먹은 게 못 내 아쉽지만 혼자서 이 정도 먹었으면 선방이다.

여전히 비는 추적추적 오지만 기분이 좋다.

조만간 여럿이 와서 감자탕 하나 푸짐하게 시키고 볶음밥도 꼭 볶아 먹을 테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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